[영국]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어느 공작의 저택과 정원 - Chatsworth

여행/영국 2011.02.16 05:11
2004년 영국 쉐필드(Sheffield)를 방문했을 때 근처의 한 공작의 저택을 구경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꼭 아는 공작의 초대를 받아 간 것 같군요. 그것은 아니고 영국에서 유명한 공작의 저택과 정원을 관광지처럼 개방한 곳입니다. 그 때 같이 간 일행중 한명이 꼭 가보아야할 곳이라며 일행을 이끌고 향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정보도 없고 저런 곳을 뭐하러 가나 했습니다.

그때는 차를 렌트할 생각은 못하던 시절이라 버스를 타고 1시간 좀 넣게 갔지요. 승용차로는 쉐필드에서 30여분 걸리는 듯 합니다. 쉐필드에서 남동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곳이더군요. 쉐필드는 다음기회에 소개하지요. EPL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몇년전 쉐필드가 EPL로 승격되어 도시이름이 낯설진 않을 텐데 도시가 그리 유명하지 않아서 어디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되옵니다. 아래 지도는 영국의 밑부분 반(?)을 보여주는데 밑부분에 런던이 있고 윗부분에 리버풀과 맨체스터가 있으니 대충 짐작하시고, A가 쉐필드 B가 오늘 소개하는 Chatsworth 저택과 정원이 있는 곳입니다.



Chatsworth는 영국의 한 지방구역(Civil Parish, 어느정도의 규모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영국사시는 생각하는돼지님 혹시? ^^;)인데, 사실 그보다는 Devonshir 공작의 집과 정원으로 더 유명합니다. 실제로 그 공작은 Chatsworth 대부분의 땅의 주인이기도 하고요. Chatsworth 하우스와 정원은 그 개인 공작의 순수한 영토인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숲과 양이며 노루(?)가 뒹구는 곳까지 합하면 에버랜드 보다 큰 듯 합니다.

Chatsworth는 Chetel's + worth의 복합어라고 하는데, Court of chetel이라는 뜻이랍니다. Chetel은 영국에서 마지막 앵글로색슨 왕의 치하때 만들어진 구역이름이라고만 알고있습니다. Chatsworth house는 1552년 Bess of Hardwick이라 불리는 엘리자베스 탈봇부인이 두번째 남편 Sir William Cavendish와 함께 지은 집이 시초라고 알려져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두번째 아들 William Cavendish(남편과 다른사람입니다. ㅎㅎ)가 1618년에 (1608년이라는 자료도 있네요) 백작작위를 받았고 (Earl of Devonshire) 4대 백작이 1694년 공작작위를 받게 됩니다. 현재는 12대 공작 Peregrine Devonshire가 주인이군요. 그 광활한 집과 정원의 주인이군요.

Chatsworth house를 배경으로 12대 공작 Peregrine Devonshire


버스를 타고 내린 곳 앞에 거대한 게이트가 기다리고 있네요. 저 게이트가 저택이나 정원을 맞이하는 게이트가 아니라 그냥 그 데본셔 공작의 영토로 들어가는 게이트군요. 그래서 저기서 30분정도 걸어가야 저택이 나옵니다. 다행히 들어갈때는 셔틀이 있어 그것을 탔지만 올때는 걸어서 나오면서 똥싸는 양들도 보고 잔디밭에 외로이 서있는 한그루의 나무도 보고 (그 영국영화에 가끔 등장하는) 그러면서 쓸쓸히 걸어왔지요.

게이트를 지나서 펼쳐진 풍경은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뭐 있는 거라고는 넓디 젋은 잔디와 망망히 서있는 이쁜 모양의 나무들. 그리고 뒹구는 양들.

저것만으로도 넓은데 한참을 들어가니 왠 훌륭한 저택이 나오고 돈을 받습니다;;; 입장료는 현재 저택과 정원을 구경하는데 12파운드군요. 2만원이 넘으니 놀이시설도 없는 정원을 노닐기에 비싼가요?

저택은 몇개의 프라이빗룸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방되어 있습니다. 천장이며 조형물이며 서적이며 하나 하나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그걸 다 알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기념품 가게도 있고 다이닝룸도 있고 언뜻봐도 값나가 보이는 접시들, 촛대, 그림들이 좍좍 펼쳐져 있습니다. 그걸 소개하는 것은 제 능력밖의 일이군요.

6대 공작의 다이닝룸


밖으로 나오면 드디어 넓디 넓은 정원이 나옵니다. 그 규모와 함께 놀라운 것은 너무나도 깨끗한 잔디 상태와 나무들, 어디하나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주위를 둘러보니 그 시간에도 저 구석에서는 엄청난 수의 정원사들이 구석구석 단장을 하고 있더군요.


이 곳을 잊지 못하는 것은 영화에서나 보던 한적한 잔디밭과 그에 어울리는 너무나 파란 하늘, 그리고 그 하늘을 슬며시 장식하는 뭉게구름 때문입니다. 그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세상 걱정 다 사라지고 마음이 깃털같아 지는 듯 했지요. 영국을 방문했을 때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내내 그런 기분을 느꼈지만 이곳에서의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정원 곳곳에는 구경거리라고 보다 그저 스쳐지나가며 보고 즐기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작거나 의미없는 것 또한 아닙니다. 한 곳에는 나무로 만든 미로가 있고 미로옆은 조각이며 동상들이 늘어서 길을 말들어줍니다.








한쪽 멀리 보이는 것에는 성도 보이고 그 너머로 역시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고요.


넓다란 잔디밭 위쪽에서는 Cascade House가 있는데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은 잔디밭 아래까지 층층으로 흘러내립니다. 그 물을 즐기는 꼬마아이들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들마저 그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을 만큼 동심의 분위기가 연출되었지요


Cascade House에서 Chatsworth House를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이건 그 반대로 올려다본 모습이구요.

한쪽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Chatsworth 하우스 풍경이 그대로 잡히고 그 앞에 있는 호수와 분수도 인상적입니다. Emperor 분수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두어시간 슬슬 정원을 거니니 정말이지 몸도 마음도 맑아진 기분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시끄럽지도 않고 꼬마들 지저귀는 소리외에는 물소리 바람소리 뿐이고, 그 잔디와 하늘은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쪽 구성에 본 왕닭. 정말 컸습니다. 칠면조만했지요. 역시 부자 공작내에서 자란 닭은 잘 먹어서 저렇구나 했습니다. 지금도 생존해계시는지 궁금하군요. 벌써 6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으니 닭의 평균수명이 어떤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분명 장수닭이십니다.




요즘 영국여행할때 많이든 멘체스터나 리버풀을 들른다고 들었습니다. 지성님의 영향이 크겠지요. 혹시 차를 가지고 런던부터 위쪽 에딘버러까지 가시는 길이나 멘체스터 부근 여행하는 중이시라면 시간내어 한번 들러보기 좋은 곳입니다. 

특히 순결하지(?) 못하신 분들 가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기 좋습니다.

MUST HAVE
간단한 점심이나 간식
MUST DO
싸간 먹거리 먹고 낮잠 (진짜로 잠)
MUST SEE
잔디와 하늘과 구름과 나무가 어우러진 그대로의 모습
MUST PICK
마른 양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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