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Galway] 아침이 빛나는 도시-1

여행/아일랜드 2011.04.11 04:39
2005년 10월.
학기중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이기도하고 학회참석 핑계가 있기도 해서 20여일 유럽여행을 떠났다. 비록 학회 참석은 단 3일이었지만.

학회가 있었던 도시 Ireland Galway. 콜웨이라고도하고 골웨이라고도 하는데 버스 기사에게 골웨이 그랬더니 기사가 못알아들었던 기억이 있다.

저 도시를 다녀온 후 작고 이쁜 도시라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글 쓰기 전 골웨이에 대한 정보를 보니 아일랜드에서 5번째로 큰 도시이고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도시라고 한다. 그리고 최근 여행을 다녀온 볼로거들의 글에는 '큰 도시' '상공업 도시'라는 문구가 자주 나타난다. 5년새 도시가 커졌나. 아니면 내가 다른 곳을 다녀온것인가.

골웨이는 아일랜드 서부에 위치하고 있어, 영국,아일랜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의 최종여행지로도 많이 선택된다. 동부에 있는 아릴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차로 2시간 반정도 걸린다. (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영문위키 골웨이]를 참고하세요)

<구글맵에서 아일랜드 표시. 오른쪽에 있는 건 영국. A가 더블린 B가 골웨이, C는 쉐넌>



골웨이가 20여일 여행의 첫번째 도시는 아니었다. 그런데 여행중 가장 인상깊었던 도시였기에 처음으로 쓴다. 이전 여행지가 파리. 당시에는 샤를드골에서 더블린으로 가는 직항이 없었다. 그래서 샤를드골공항에서 영국 루톤 (런던외각에 있는 비교적 작은공항, 큰 히드로공항은 주로 국제선, 루톤공항은 국내선이나 아일랜드 혹은 가까운 유럽도시 운항)으로 가서 골웨이으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

그런데 걱정하던 문제가 발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섞기도 하다. 루톤공항에서 배행기 갈아타는 시간이 1시간 5분. 예약을 할때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다음 비행기와의 차이가 8시간 정도 차이가 나서 설마 탈 수 있겠지 하고 예약을 했다.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루톤으로 가는 비행기가 늦어지고 부리나케 뛰어나갔지만 지금은 탈 수 없단다. 여행사나 항공사를 통해 연결되는 표를 끊은 게 아니라서 비행기가 나를기다릴 이유는 없었다. 다시 티켓팅을 해서 타야되니.

오마이갓.8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다. 벌써 2시인데. 그러서 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1시간 후에 쉐넌(Shannon)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는데, 거기에서 버스로 골웨이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쉐넌은 골웨이서 남쪽은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도시. 도착하면 4시반 정도 되니 1시간 버스타고 올라가면 될 거라는 생각에 고민끝에 표를 사고 쉐넌으로 출발. 

정확히 4시쯤 도착했다. 우울했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다.

내 마음이 흔들려 사진이 흔들렸나.아니다. 4시를 갓 넘었는데 한밤중이다. 그리고 비가내린다. 게다가 태풍이 온 것인양 바람이 거세다. 김중만씨가 찍는다해도 흔들릴 것 같다.

아일랜드하면 웬지 금발의 꼬마숙녀들이 찬란한 햇살을 받으며 꽃밭에서 뛰어놀고, 잔디밭에 드러누운 연인들이 빵을 뜯어먹으며, 심지어 피터팬이 날아다닐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건 완전암흑의 도시다. 아 나의 아일랜드.

그래도 가야하니 버스를 물어 표를 끊었다. 5시 20분에 출발하는 데 시간이 정확지 않으니 가서 기다리려야 한단다. 그리고 2시간 반 걸린다고 한다. 후진으로 가냐 1시간 거리를 왜 2시간 반. 어쨌든 기다렸다. 기다리는 곳에 벤치와 짧은 차양이 있다. 비바람을 견디면 기다렸다. 다행히 버스가 왔다.

인상좋은 흑인 기사 아저씨가 골웨이에 가면 알려준다고 했다. 참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다. 맘놓고 자도겠다. 그런데 골웨이가 그 버스의 최종도착지였다. 음.. 그래도 참 좋은 분이시다. 

이제 숙소를 찾아가야 한다. 20일 여행에 경비가 만만치 않아 호텔은 꿈도 못꾸고 B&B (Bed & Breakfast)를 예약해 두었다. 1시간을 해맸다. 못찾았다. 거리에는 개미한마리 없고, 편의점에 들어가서물었는데 계속 아니다. 나란 인간 참 조심성 없다. 춥고 배고프고 음.. 좀 무서웠다. 그래서 걸어다니며 봐 두었던 B&B로 가서 방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벨을 누르자 켄터키 할아버지가 나왔다! 아 사진을 못 찍어둔게 아쉽다. 혹시 웹에 있나 검색하다가. 묵었던 B&B의 웹사이트가 생긴 걸 보고 놀랐다. 웹사이트를 운영할 규모가 아니었기 때문에. 혹시 주인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 집은 그대로다. 가격은 하루 밤에 당시 25유로였던 것으로 기억.

<골웨이에서 묵었다 Darcy's B&B,http://www.darcysgalway.com/ >


B&B라 저녁은 안주기 때문에 주린 배를 채우러 편의점에서 빵과 음료수로 대충먹고 뻗었다. 사실 프랑스에서 떠나기 전날 밤 와인을 들이부었고, 아침부터 움직여서 피곤했다. 그리고 이 도시의 우울함이 한층 더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대로 뻗었다.

다음날 아침 7시경. 켄터키 할아버지가 활기에 찬 목소리로 'Breakfast' 하며 방문을 꽝꽝 두드린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잠을 깨려고 밖으러 나갔다. 이 우울한 도시에 3일을 있어야 하다니. 그래도 좋은 추억 만들어야지. 밖이 환했다. 


환한 것이 아니라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어제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저 아름다운 강과 자고 이쁜 집들. 푸른 잔디들과 멋진 하늘. 지나다니는 아일랜드 귀여운 꼬마들과 사람들.

어제의 그 암흑때문이었는지 이 아침은 나를 너무 기분 좋게 만들었다.
골웨이. 아침이 너무나 빛나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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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작년에 올린 아일랜드 여행기를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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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Galway] 아침이 빛나는 도시-2

여행/아일랜드 2011.04.11 04:39
기분이 너무 좋아진 아침. 언능 나가 돌아보고 싶어 대충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차려진 밥상을 보고 다시한번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아일랜드식 아침식사>


켄터키 할아버지가 메인디쉬를 가져다 주고 커피, 우유, 쥬스, 빵 등을 차례로 가져오신다. 찍어놓은 사진이 어디갔는지 웹에서 구한 사진인데 저것보다 메인디쉬가 더 크다. 계란후라이도 기본이 2장 소세지 3개 등등. 분명 다 먹지 못할 양이었다. 하지만 켄터키 할아버지가 옆에 서서 이것은 뭐고 저것은 뭐고 모자라면 더 먹으라고 지켜보고 있었다. 자기가 직접요리한 것이라고 하면서. 굉장히 맛있었다. 그리고 많았다. 일단 많으면 기분 좋아지지 않은가? 어찌 어찌 다 먹고 커피까지 다 마셨다. 내일은 조금 덜 주세요 라고 말하려다 그만 두었다. 켄터키할아버지가 실망할 것 같아서. 

켄터키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지내는 내내 나를 잘 보살펴 주었다. 모자란 것 없냐며. 없다. 할아버지 손주가 이번에 대학에 갔는데 IT전공이랬다. 나도 IT 전공이고 학회때문에 왔다 그랬더니. 

"오키도키 오키도키"
 
잉? 오케이라는 말인 것 같은데. 연신 오키도키 하신다. 미국에서 10대들이 주로 쓰는 말이라고 하던데 아일랜드에서는 할아버지들이 쓰시는 말인가 보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자주 쓰고는 했다. 그런데 갑자기 IT 전공이면 인터넷 좀 되게 해보라고 하신다. 전화모뎀으로 인터넷을 하는데 안된다고. 손주가 오면 될텐데 하면서. 하하하. 나는 못했다. 안되더라. 메뉴얼도 이해가 안가더라. 손주가 오면 해줄거에요 할아버지. 아 창피해.

나갔다 온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오키도키.
시내가 아담해서 오래 걷지 않아도 이것 저것 볼수 있었다. 건물들이 너무 아담하고 이쁘다.


골웨이에 있는 아일랜드국립대학 앞에 오래되고 멋진 카페도 발견했다. 1931년에 생긴 것이니 정말 오래되었고, 건물도 아마 그대로 인것 같았다. 저런곳에서 커피 마시면 정말 맛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왜 안마셨을까.



학교건물들도 오래되고 분위기 있어보였다. 학생식당에서 커피한잔 사가지고 나왔다. 여기도 학생식당은 와글와글 시끌시끌.



학교 주변에도 B&B가 많이 있었다. 골웨이 뿐 아니라 아일랜드 전역에 B&B는 주요 숙박시설인 듯 했다. 골웨이에도 호텔은 세개인가밖에 없고 상당히 많은 수의  B&B가 있다. 인터넷 예약시스템도 시에서 관리하는 듯 했다. 

<아담하고 멋진 정원을 가진 B&B>




아일랜드 국립대하에서 강을 따라 내려오다 자기보다 큰 개와 악수하는 꼬마를 발견했다. 사진찍어도 되나고 할머니에게 묻자 오키도키. 저개는 사진 많이 찍어본듯 했고, 꼬마는 너무 긴장한 듯 했다. 미안 꼬마야. 

 오후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먹구름이 가득했고, 강상류 즈음에서는 벌써 한차례 쏟아부었는지 탁한 강물이 넘실넘실 거렸다. 요즘은 우리나라 강에도 많이 설치된 것 같은데, 강가엔 구조 튜브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저 튜브가 저물살을 견딜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수 밖에. 아침에는 사진에 보이는 다리밑으로 한참 공간이 있었는데 이제는 강물이 다리위로 넘어올 기세다. 나만 무서워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는 듯 했다. 

<Corrib강 주변의 구조 튜브>


그렇게 한 골웨이 반쪽을 걸으니 하루가 지났다. 역시 B&B니 저녁을 주지 않아. 햅버거 하나 사먹고 왔다. 내일 아침 그 넘치는 아일랜드식 아침을 기대하면서. 그리고 다시 반짝거릴 아침햇살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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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Galway] 아침이 빛나는 도시-3

여행/아일랜드 2011.04.11 04:38

역시 아침은 다시 반짝 반짝 빛나고 있어고 켄터키 할아버지의 아침밥상은 넘쳐흐르고 있었다. 

<다시 찾아온 골웨이의 반짝이는 아침>


내일 아침이면 이곳을 떠나야 하기에 아침 일찍 서둘러 어제 못가 본 곳들을 돌아다녀야지. B&B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자 골웨이시립박물관 (Galway City Museum)이 보였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머 저런게 시립박물관이냐 싶었다. 시간도 없는데 머 볼 거 있겠냐 싶어 스킵했다. 그런데, 그런데, 이 박물관이 역사적인 무기류, 농기구류 등을 전시해놓은 전통있는 박물관이란다. 듣고 보니 좀 전통스럽게 생겼다. 에이 가볼 것을.
 

<Galway City Museum, 골웨이시립박물관>


많지 않은 골웨이의 명소중 또 하나인 Galway Cathedral. 원래 교도소로 지어지기 시작한 건물인데, 성당으로 바뀌어 지어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좀 폐쇄적이고 무서워보인다. 



골웨이에 있는 집들은 정말 앙증맞고 예쁘게 생겼다. 그리고 저렇게 작은 정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정원이라기보다 작은 잔디밭이 있다.비슷한 집들이 저렇게 주욱 늘어서 있으니 볼만하다. 응?

<골웨이의 아담한 정원을 가진 집들>



넓진 않은 시내 반쪽을 한바퀴 휘익 돌아본다. 다른 유럽국가에서는 보지 못했던 아담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유럽의 일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따. 혹시 크지 않은 섬나라들의 특성인지도.

<앙증맞은 포토갤러리와 그 옆의 더 앙증맞은 버스정류장 사인>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 저 신호등도 귀엽다>




시내 중심 Kennedy Park주변에 있는 Liam Mellows 동상. Liam Mellows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싸운 아일랜드 의용군의 중요인물중 하나라고 한다.


그렇게 시내를 돌고 바다쪽으로 나오니 다시 하늘이 우중충해져있다. 사실 아침에 잠깐 해가 나더니 가랑비가 오락가락 춥기도 하고 그랬었다. 바다쪽으로 나와 골웨이만에서 찍은 사진. 아 어둡다. 내일 아침에는 비가 오지 않아야 하는데.

<골웨이만, Galway Bay>


오늘도 역시 Corrib강은 흙탕물로 넘실거린다. Lough Corrib이라는 곳에서 Galway bay로 흘러드는 Corrib강은 총길이 6킬로미터 밖에 안되는 강인데, Whitewater 카약 (아마 흰 물보라가 이는 강에서 하는 카약인 듯)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골웨이만쪽으로 붙어있는 South Park. 누군가의 무덤인가 고인돌인가.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 물어볼 사람도 없고 춥고 배고프고 어흑.


고인돌이 맞나 보다. 저 뾰족한 돌이 고인돌 같지 않나?

South Park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아일랜드 국립 아쿠아리움. 시간이 늦어 문을 닫았고 물론 들어갈생각도 없었다. 춥고 오들거려서 카페에서 라떼 한잔 사먹고 나왔다.

<라떼 잔이 이쁜듯 유치한듯>


하루 종일 걸어 피곤해서. 숙소로 가서 뻗을려다가 너무 아쉬워 근처 기네스바를 찾았다. 그 유명한 흑맥주 기네스가 아일랜드 맥주였고, 그래서 그런지 기네스전문 바(호프)가 꽤 있다. 들어가서 흥청망청 마시고 헬렐레 해서 숙소로 고고고~

<저 기네스 잔이 너무 예뻐 몇 개 사왔었다. 남들 다 줬지만;;>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골웨이 공항으로. 미안하지만 공항이 정말 작다. 예전 속초공항보다 작고, 강릉공항보다 작다. 시골 버스 터미널 같았다. 비행기 활주로는 있겠지?

<골웨이 공항>



비행기가 무사히 제시간에 도착하길 그리고 나를 싣고 영국으로 무사히 가주길 바라며 공항 카페에서 인터넷 하며 커피를 마시며 나의 비행기를 기다림. 하얀머그잔이 예뻐서 공항 작은것쯤은 잊어주시고.


그렇게 짧은 아일랜드 골웨이 여행이 끝났다. 딱히 본것도 없고 즐긴 것도 없었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도시이다. 처음 도착했을 때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던 기억. 그 우울함을 앉고 자고 일어나니 놀랍도록 반짝이는 아침. 그리고 아담하고 소소한 도시의 풍경들.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혹은 아일랜드가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시간을 내어 잠시라도 쉬어가고 싶다. 켄터키할아버지는 잘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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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작년에 올린 아일랜드 여행기를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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