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에 소주 석잔이면 산삼이 열뿌리

세상이야기 2011.10.20 05:54
공복에 소주 석잔이면 산삼이 열뿌리.

학교다니던 시절 어느 선배가 항상 강조하던 말입니다. 피곤하고 사는게 빡한 하루 일과.. 와는 거리가 먼 그냥 배고픈 저녁에 삼겹살집에 가면 소주가 빠질 수는 없었지요. 삼겹살을 시키면 파절이, 물김치, 미역무침등 밑반찬들이 먼저 나옵니다. 그리고 소주도 시켰으니 소주도 먼저나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술가져다 났고 제사지는 것이 아닌 이상 무조건 따서 한잔따릅니다. 그리고 짠 하면서 주문외우듯이 '공복에 소주석잔이면 산삼이 열뿌리여'하고 주욱 들이킵니다.

술이 영땡끼지 않는 날이면 모를까, 저는 배고플때 마시는 술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소주 한잔 들이키면 들어가는 입술부터, 혀, 식도를 거쳐 오장육부의 사돈의 팔촌까지 그 싸한 기분이 전해져서 소주마시는 맛이 나지요. 그리고 물김치 국물 한번 떠먹고, 또 한잔 마시고, 미역하나 초장에 찍어먹고, 또 한잔 마시고 김치하나 집어먹으면 고기가 다 구어집니다.

그러면 고기맛이 더 기막힙니다. 소주 석잔만한 에피타이저가 없을 정도이지요. 그러니 그 맛있는 공복의 소주 석잔은 산삼열뿌리라고 할 만 했지요.  

이러니 공복이 아니라 왕클린 위장이라도 안마시고 배겨요?



스무살 즈음의 아들에게 하는 어머니들의 말씀

 
'술 먹으려면 밥 든든히 먹고 마셔라'
'고기 안주에 마셔라'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나이에, 사실은 그 전에도 실컷 마신 아들에게 걱정스러워 하시던 말씀입니다. 물론 저도 들었고요. 돈이 충분치는 않아서 고기를 안 사먹은게 아니라 술마실 돈이 없어서 고기를 안사먹었지만요.

배속이 든든해야 술을 마셔도 몸이 상하지 않고  취하지도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공복에 소주 석잔은 산삼이 열뿌리라고 하며 위장을 녹이고 있는 저를 보셨다면 어땠을요.

그런데 신기한 사실은 뱃속이 꽉차있어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위장이 안주소화 시킬랴 술소화 시킬랴 정신이 없다고 하는군요. 특히 안주가 술보다 소화시키기 좋은 것인지 안주들먼저화를 시키느라 알코올은 위장에 오래 남아있다고 하네요. 



공복에 소주는 위장빵구의 지름길


새삼 놀라운 사실은 아니지만, 공복에 소주는 말랑말랑한 위장을 알코올로 도배를 해버려 위장을 아주 극심히 괴롭힌다네요. 일준비가 확실히 되어 있는 위장이 들어오는 술을 그대로 쪽쪽 빨아드려 그 알코올이 위장을 망치는 것이지요. 빨리 빨아들이는 만큼 알코올도 그만큼  많이 혈액속으로 들어가 다음날 숙취도 오래되고, 위염이나 위출혈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복에 술마실 일이 있으면, 우유나 치즈, 생선같은 고단백 음식 먼저 드셔주시어 위장벽을 감싸주시고 마시는 게 위장보호의 방법이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분명 술맛은 떨어질겁니다.. (음..) 저는 아직 위장이 빵구난 적은 없지만, 아니 빵구났다 지가 달라붙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심해야겠군요. 

요런거 먼저 먹고 소주 캬~



그러니 그 선배가 말했던 '공복에 소주 석잔은 산삼이 열뿌리' 그 뒤에 말이 생략된 것이 아닌지.

"공복에 소주 석잔은 산삼이 열뿌리라도 위장을 고치지 못한다.'

공복 소주 왠만하면 피합시다. 술맛이 다소 떨어져도 위장 빵구, 피철철보다는 훨씬 낫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만 공복에 소주가 더 맛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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