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엄마들의 또 다른 한숨

세상이야기 2011.04.09 05:25
방사능 때문에 시끌 시끌합니다. 봄비가 내리면서 황사에 방사능비에 봄의 따스함은 느낄 겨를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나라에서는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 말을 믿을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네요. 누구하나 염려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특히 부모된 사람들은 당신들의 걱정보다 아들 딸들의 걱정이 먼저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반감기가 긴 물질이 있어 나야 살다 죽으면 그만이지만 자식들에게 나중에 해가 될 까봐 그게 걱정되는 것이지요.

그 걱정. 나도 할 수 있는 걱정말고도 엄마들의 또 다른 걱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단순한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어제 아내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네요.

아내: '방사능 때문에 앞으로 뭘로 밥해먹냐'
나 : '소금, 생선 같은 거 조금 덜 먹으면 되지'

소금과 생선없으면 안되는 한국 음식


저는 말을 뱉어놓고도 뭐 아무생각없는데, 한심한 듯 바라보더군요. 그리고 말을 들어보니 정말 그렇네요. 이제 갓 돌 지난 딸을 둔 초보 엄마이지만 역시 엄마이긴 한가봅니다. 아빠는.... 뭐. 김치하나를 담그더라도 소금,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새우젓 등등이 들어가고 지방에 따라서는 생선이나 굴들을 그대로 넣는 곳도 있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육수를 내어서 만드는 한국음식들이 많으니 평소에도 다시마나 멸치는 엄청나게 쓰입니다. 모두 바다에서 나는 것들이지요. 미역 또한 생일날 뿐 아니라 자주 이용되는 재료입니다. 김도 없어서는 안될 요리재료이지요. 


소금을 사재기 한다고 뉴스에서 그게 뭔짓이냐고 그런 투로 기사를 내더군요. 그런데 엄마들의 마음은 사재기가 아니라 사재기 하래비라도 하고싶을 겁니다. 바다에서 나는 그 요리재료들이 혹시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을까. 남편 멕여야 되고 자식들 멕여야 되는 음식에 만에 하나라도 있을 방사능 들어간 재료를 쓰고 싶지 않은게 엄마들의 마음이겠지요. 

나랏님 말을 못믿는 엄마, 아빠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5-60대 분들 중 나랏님 말을 못믿고 안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엊그제고 마트 하나 쑤욱 둘러보고 '많이 안사먹으면 된다'라며 물가안정은 걱정말라는 나랏님의 말을 듣고 혀를 찬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방사능 지도를 보니 방사능 수치가 현재 예년과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기상청이 발료로 제주도에서도 방사능비가 내리지 않앗다고 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는 영향권이 아니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믿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방사능이라는 그 무서움 때문에 '혹시 모르는 마음'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원래 믿지 못할 게 나랏님 말이라는 못믿을 것이라는 그 인식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고추심으라고 해서 심었다가 쫄닥망하고, 콩심으라고 했다가 심어서 쫄딱망하고, 그래서 더욱 불신이 쌓이고, 아직까지도 입만 열면 단소리, 뒤돌아서면 호박씨 순풍순풍 까대시는 정치인들이 아직도 그 불신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한국 정치권의 인상은 그 불신에 정당성만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전하다고 해도 어떻게든 엄마들 스스로 많이 사서 준비해 두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스스로들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게다가 벌써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한국산으로 둔갑해 팔다가 적발되고 있다니 어떻게 믿겠습니까.(관련뉴스)

엄마들이 '이놈의 일본놈들때문에'라고 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원전이라는 일본인들의 실수도 있었겠지만, 자연재해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탓하는 것은, 그 분들이 나쁘거나 식민지시대의 반일감정이 남아있어서, 혹은 많이 배우지 못해서라기보다 지금 당장 당신들 살길이, 그리고 자식들 살길이 걱정이 되어서 그런 말들을 하실겝니다.

엄마들은 어느 상황에서나 대단한 존재라고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