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 여행을 준비하는 방법

여행 2010.08.19 14:58
여행을 그다지 많이 가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간다. 그러니 이런 블로그도 운영을 하는 거겠지만. 그런데 여행전문가(?)가 아닐뿐더러 원래 성격이 대충이라 여행준비따윈 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고 어디를 방문하고 미리 티켓을 끊거나 하는 등등.
 
그러나 꼭 준비해야 되는 건. 시간과 돈이다.

시간은. 월차를 쓰든 땡땡이를 치든 추석때 집에가지 않아 불효자가 되든(헉). 그럼 끝.

다음은 돈. 비행기도 타야되고 잠도 자야되고 밥도 먹어야 되고 당연히 술도마셔야 되고 기념품도 작으나마 사야된다. 돈이 많으면 뭐. 그것도 끝.

하지만 월급을 타서 들어가야할 곳이 고정이 되있어서 여유돈이 없거나 학생이거나 혹은 백수이거나 하면 돈을 빌리든 훔치든 줍든 구걸하든 모으든 벌든 해야한다. 

2005년 10월 여행을 준비하면서 350만원 정도의 경비가 예상되었다. 당시는 학생이었고 수입이라곤 조교비와 프로그램 짜주는 아르바이트로 간간이 버는 돈. 그래서 2005년 2월에 잔고가 200만원 정도 있었다. 8개월동안 150만원을 더 벌어야 하는 것. 뭐 버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 하면 되니까.

문제는. 벌면 쓴다는 것. 어디다 묶어 놓을 방법이 필요한거였다. 통장에 넣어놓으면 되겠지만, 통장돈은 빠지기도 참 쉽다. 

<이런저금통에모았다>

계획된 것은 아니지만. 돈을 모은 방법은 길이 50센티미터 지름 15센티미터전도의 맥주병저금통. 후배와 둘이 맥주를 마시러 갔는데 5만원 이상 먹으면 그 저금통을 준다고 했다. 그 후배도 그 저금통을 원하고 있었다. 나도 물론 원했다. 돈을 모을 작정으로 한게 아니라 그냥 원했다. 그래서 둘이 맥주를 10만원어치 먹었다. 배 정말 부르더라. 피처 하나에 5천원이었으니까. 그래도 행복했다. 둘다 맥주병저금통을 얻었으니. 후배랑 헤어지고 헤벌쭉 해가지고 저금통을 옆에차고 룰루랄라 전철을 탔다. 저런 미치신 분.


 그 저금통에 500원짜리만 모으기 시작했다. 일부러 동전이 있는데도 1000원짜리 내고 500원짜리를 만들고, 바지 주머니가 무거운 날이 많았고, 어쨌든 차곡 차곡 쌓았다. 동전모으는 것은 불필요한 동전주조비용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모았다. 모으고 또 모았다. 

여행가기전에 박차를 가해 거의 다 채웠다. 은행으로 바꾸러 가는 길. 굉장히 무거웠다. 아 행복했다.
한 300만원 나올려나? 은근히 기대했다. 더 나올려나? 하하하

78만원정도 나왔다. 쳇. 실망을 했으나 생각해보니 500원짜리를 1500개를 넘게 모은 것이니 대단도 하다. 그것도 7개월 동안. 평균 하루에 7개를 넘게 모았으니 미친놈이다.

덕분에 조금 넉넉한 여행이 될 뻔 했으나, 지난번에 말한 아일랜드에서 놓친 비행기 때문에 새로 티켓 끊는데 저 돈의 반정도가 들어가 버렸다. 어이구.


이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왜하고 있냐면, 지난 몇개의 글에 달린 댓글에 '나도 여행가고 싶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이다. 여행은 경험과 추억과 삶의 활력과 에또.. 암튼 좋은 것을 많이 안겨준다. 그렇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방법을 알려주려고 이 글을 쓴다. 그분들에게 해 줄 대답은.


"시간 없으면 시간 내서 가시고, 돈 없으면 돈 모아서 가세요"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가게됩니다. 나 이사람 믿어주세요.